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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와 한국관광공사 등에서 주최하여 매년 열려, 올해로 28회째를 맞는 경주 벚꽃 마라톤대회에 참가하였다.

2019년 4월 6일에 개최되었지만 블로그를 최근에 개설하여 이제야 후기를 작성한다.

 

참가하게 된 동기는 이렇다.

19년도에 들어서서, 아버지께서 스치듯 '같이 마라톤에 참가해보지 않겠냐'라고 말씀하셨었다. 당시에는 참가하고 싶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선 초중고를 재학할 때 PAPS(학생 건강 체력평가 시스템, Physical Activity Promotion System)를 해야 한다. 나는 PAPS를 할 때 꼭 빠지지 않았던 오래 달리기 종목에서 항상 겨우 1.5km 남짓을 뛰고는 정말 힘들게 헥헥거리며 숨을 골랐기 때문이다. 그런 내가 10km 마라톤이라니. 그래서 별 생각이 없다고 말씀을 드렸었다.

 

하지만 금세 생각이 바뀌었고, 참가신청을 하였다. 아버지와 '함께', '처음' 도전하는 마라톤이며, 그와 동시에 나의 도전정신과 체력을 조금 더 기를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경주마라톤은 풀코스, 하프코스, 10km, 건강 달리기로 총 4코스로 분류되어있었다. 일단 마라톤은 처음이거니와, 10km에 보통 얼마나 걸리는지 알지 못하였다. 게다가 말이 쉽지 10km를 내리 달리기만 한다니 상상이 안 갔었다.

 

신청 후 남은 시간은 약 3주가량이었다. 마침, 기숙사 여자 사감 선생님께서 마라톤을 10번 정도 출전하셨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후 아침운동시간마다 사감 선생님께 팁을 받으며 달리기 시작했고, 그렇게 시간이 지나서 마침내 대회날이 다가왔다.

 

대회는 기숙사를 퇴사하여 집에 가는 주 토요일에 열렸다. 저녁에 대구에서 출발하여 경주의 펜션으로 갔고, 오랜만에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아침에 일어나 옷과 번호판을 확인하니 확실히 실감이 났었다. 

 

(좌) 기념 티셔츠와 (우) 마라톤에서 완주시간을 기록해 줄 번호표

 

마라톤에 참가한 사람들이 생각 외로 엄청 많았다. 출발선에 서고, 출발 신호가 울린 뒤 초반 2km 까지는 아버지와 얘기도 하면서 서로 페이스를 맞춰가며 달렸다. 하지만 페이스가 맞지 않았고, 첫 도전이지만 좋은 기록을 내기 위해선 자신의 페이스를 맞출 필요가 있었다. 그때부터 혼자만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몇몇 사람들은 초반부터 엄청 잘 달리시던데, 그중 몇 분은 마지막 즈음 내가 추월했던 것 같은 기억이 난다.

 

중간중간 TV나 영화에서만 보았던 '스펀지'라는 것이 있었는데, 필요성을 못 느꼈었지만 한 번 해보니 정말 열을 식혀주고 좋았다. 달리는 코스가 오르막, 내리막이 많아 정말 힘들고 지쳤었지만,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계속 달렸었다. 결승선에 다다랐을 때쯤 어머니와 누나가 응원을 해주는 것을 보았고, 그때부터 결승선까지 계속 달렸다. 기록은 1시간 46초였다.

완주 후에 휴대폰을 확인해보니 문자와 함께 링크가 와있었다. 해당 링크로 들어가면 이렇게 확인할 수 있었다.

 

마라톤을 한 번 완주하고 나니 해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완주메달도 주어 괜히 더 뿌듯했다. 달리는 내내 발에 무리가 많이 갔는지 발과 발목이 상당히 아팠다. 때문에 며칠간 발목이 꽤 아팠다.

 

10km이지만, 마라톤을 경험해보니 '나도 할 수 있다'는 기분을 많이 느꼈었다. 친구들에게 10km를 뛰었다고 자랑도 해보고, 집에 오는 길에 마라톤에서 느꼈던 것들에 대해 얘기도 나누었다. 정말 소중한 경험이었고, 같이 뛰자고 해주시고 뛰어주신 아버지와, 응원해주신 어머니, 누나에게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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